지구탈출 그 이야기. (일단 첫번째 이야기)
극단에서 이상한 놈을 한 명 만났다. 이 세상에 태어나 만난 친구 중에 제일 이상한 놈이다. 근데 신기하게도 그 이상한 놈과 가장 많은 연락과 공연을 하고 통화를 하고 이야기를 나눴다. 그럼 나도 세상에서 가장 이상한 놈 중에 한 명인 건가?
짧은 극단 생활을 마치고 알바를 하며 계속 연기를 한다고 이야기는 하지만 비리비리하게 지내고 있던 어느 날 그 이상한 놈이 다른 이상한 놈에게 전화를 했다. 만나서 할 이야기가 있다고. 그래서 우리는 사당동에 위치한 삐까뻔쩍한 스타벅스 3층 건물에서 만났다. 그곳에서 이야기하던 그 친구는 자기는 이렇게 자본주의에 찌든 곳은 힘들다며 나가서 마저 이야기를 하자고 했다. 그렇게 우리는 보슬비가 보슬보슬 오는 거리를 한 시간 정도 걸으며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생각해 보니 진짜 이상한 애들이네?
결론은 공연을 만드려고 하는데 같이 해보자는 이야기였다. 그 당시 나는 무엇이든 해보고 판단하자고 생각할 때이다. 그전까지만 해도 생각하고 고민하는 시간이 너무 길다 보니 막상 행동은 하지 못하고 살아왔었다. 그래서 고민은 짧게 결정은 빠르게 그리고 움직이자 라는 모토를 갖고 있었다. (방금 만들어낸 말.) 다른 거보다 공연이 고팠고 이상한 놈이 이상한 거를 하자는데 다른 이상한 놈이 안 할 이유가 없지 않을까? 그렇게 다른 이상한 놈들 2명까지 총 이상한 놈들 4명이서 공연을 만들게 되었다. 그게 바로 오늘의 주제 ‘지구탈출’이다.
팀명이 이상하다고? 당연하지 않은가! 이상한 놈들이 끼리 모인 팀인데. 이 이상한 팀의 리더는 ‘A’이다. 정말 이상한 놈인데 그 이상한 놈 주변에는 항상 사람들이 많이 모인다. 자기 고집도 있고 본인에 대한 확신도 뛰어나지만 한편으로는 딥하게 들어갈 때가 종종 있다. 그 이상한 놈의 가장 큰 장점은 블랙홀 같다는 거다. 만나면 항상 이상한 이야기로 시작하지만 그 이상한 이야기를 다년간 들어와서 너무나 잘 알고 있지만 또 듣게 만드는 마력이 있다.
(이거 시작이 너무 긴데… 나 원래 글 길게 안 쓰는데 이거 점점 너무 길어진다… 걱정되네…)

암튼 그래서 우리는 첫 공연은 우리의 이야기들로 채워나갔다. 주제를 정해주면 우리가 글을 쓰고 그거를 A가 취합해서 수정하고 이야기의 흐름을 만들고 중간중간 기성곡을 넣어서 연주도 하고 노래도 불렀다. 물론 나의 노래는 훌륭하다. 아니다. 그냥 뭐 조금 정도는 들을 만 한데 1분 이상 듣기는 힘들다. 기타도 쳤는데 조금 애매하다. 이 멤버 중에 가장 애매한 포지션을 맡고 있는 게 나였다. 이상하게 애매한 애. 돌이켜보면 이 공연뿐 아니라 A와 함께 ‘지구탈출’로 만든 공연은 정말 뜨거웠다. 각자가 최선을 다했고 그래서 다행히도 좋은 이야기들을 종종 들었다. 지나고 보니 그 좋은 이야기도 좋은 이야기지만 함께한 시간들이 참 귀하고 그립다. 그래서 지금도 그때의 친구들을 만나면 내 유년시절을 만난 양 즐겁고 그립고 행복하다. 다들 잘살고 있는 거지?
아… 안 되겠다. 일단 이 이야기는 잠시 여기까지 하고 다음에 또 연재하기로 하고 오늘은 여기까지!
멤버소개도 다 안 했는데… 이 글 언제 다 끝낼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