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묶음

부디로 시작해서 사직동 그 가게를 거쳐 어디로 가는 이야기

khwan 2024. 3. 25. 12:00

부디무드라. 이 애증의 브랜드여…
왜 애증이라고 하냐면 이 옷의 색감이 나와는 정말 거리감이 있다는 거다.

모두의 안구를 위한 보호조치를 취했다.


차마 내 얼굴을 공개할 수 없는 게 못내 아쉽기는 하다.
일찍이 우리 어머니도 말씀하셨다. 파스텔톤의 옷을 입은 나를 보고는 동네 이장님 같다고…
(참고로 우리 어머니는 어릴 적부터 이야기하곤 하셨다. 장동건 다음으로 잘생겼다고… … 이야기는 진짜이지만 사실관계는 각자의 판단에 맡기겠다.)


내 퍼스널 컬러가 무엇인지 나는 잘 모른다. 하지만 다년간의 아니 수십 년간의 경험을 통해 나는 알고 있다. 화사한 색감은 나를 죽이는 일이라는 걸.
부디무드라 오프라인 매장이 서촌에 있다고 하여 방문했지만 나는 내 지갑을 조용히 닫아야만 했다.
이유? 사진을 보면 너무 잘 알 것이다.


그래도 다행히(?) 가끔은 어두운 옷들이 같이 나와서 종종 구매하고는 한다. 근데 아쉬탕가를 수련하는 내게 수련복으로는 적합하지는 않고
수업할 때 주로 입게 된다. 그래도 내 몸에 닿는 옷의 질감과 여유 있는 핏은 몸도 마음도 여유롭게 만들어준다. (응? 부디 홍보글은 아닌데 왜 이리로 가지?)


인테리어와 소품들이 인상적이다. 부디를 좋아한다면 방문해볼 것을 추천한다.



이렇게 지난주에 부디와 함께 그 옆에 있는 짜이집. ‘사직동 그 가게’를 방문했다.


티베트 저 속담 완전 내 취향이다.


지난 글에서도 밝혔지만 20대 초반, 아니 중반? 인도여행을 다녀온 적이 있었다. 그때 만났던 짜이는 진짜 인도 어디에서든 만날 수 있었다. 길거리에서 파는 짜이는 작은 도자기(?)로 만든 컵에 담아줬는데 현지인들은 그걸 마시고 바닥에 그냥 던져서 버린다. 그때도 신기했는데 지금 생각해도 신기하다. 달달하니 저렴했던 짜이를 한국에서 만난다니 반가웠다. (물론 요즘은 짜이를 파는 곳이 많을 거다.)


이 집 짜이는 생강이 들어가서 내가 인도에서 먹었던 맛과는 조금은 차이가 있었다. 하지만 가게가 주는 분위기와 짜이의 만남은 잠시 일상에서 벗어나게 해 줘서 기분이 좋았다. 뭔가 잠시 시간이 머물다 가는 느낌이 들더라. 서울 한복판 이렇게 여유를 챙길 수 있는 곳이 있다니…


종종 나는 무엇을 위해 그렇게 바쁘게 살아가는가 라는 물음이 떠오를 때가 있다. 사실 그렇게 바쁘게 살지는 않는다. 내 몸보다 마음이 항상 조급하다. 무엇인가를 해야 하고 가야 하고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무엇 때문에?


잠시 머무르는 것도 돈이 들고 돈이 되는 세상이다. 뭐 자본주의 세상에서는 당연한 일이다. 부정할 수 없다. 중요한 건 그 사이에서 균형을 잘 잡아야 하는 거 같다.


언젠가 인터넷에서 본 글? 이야기? 중에 이런 말이 있었다. 돈이 중요하다고 말하지 않는 사람은 돈에 환장한 사람이라고. 그런 사람이 실제로 있을 수 있다. 종교인이나 돈이 아닌 더 큰 가치를 추구하며 살아가시는 분들. 하지만 대다수의 나 같은 사람은 그 경계 위에 있다. 어느 한쪽으로 균형을 잃으면 뭐든 문제가 발생하는 거 같다. 근데 뭐 살다 보면 그럴 수도 있지 않을까? 무엇에 가치를 둘 것인가는 각자의 선택인 거 같다. 거기에서 중요한 건 (꺾기지 않는 마음. 응?) 나로 인해,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로 인해 타인에게 피해만 주지 않으면 어떤 선택이든 괜찮지 않을까?


이게 의식의 흐름대로 쓰다 보니 여기저기 왔다 갔다 하는구먼. 다음엔 좀 더 주제를 정해서 써보는 걸로 하고. 오늘은 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