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지나 뒤를 돌아보니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았다. 나 혼자 넓은 벌판에 서있었다. 내 주변을 감싸고 있던 많은 것들이 남김없이 사라진 허허벌판에 외로이 서있었다. 불러도 아무도 대답하지 않는 그곳에서 망연자실, 지나간 시간을 괴로워했다. 하지만 다시 눈을 돌려보니 거기엔 나와 함께 했던 많은 것들이 있었다. 그 많은 것들을 단지 나는 시간이 지나 알아보지 못했을 뿐. 모든 것이 나를 떠났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내가 떠나왔다는 걸 알게 되었다.